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관련 주요 이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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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네트워크팀 박진영 연구원
지난 12월 12일, 환경부는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년)이 국무회의를 거쳐 의결됐다고 밝혔다.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5년간의 계획을 담은 범부처 최상위 계획이다. 이번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은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_Global Biodiversity Framework)의 후속 이행계획이며, 2024년 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 제출될 예정이다. 더 나아가 2026년 COP17과 2029년에는 국가보고서(NR_National Report)를 제출하여 전 지구적 이행에 점검과 평가를 받는다. 우수한 자연의 총량은 늘리고 생물다양성 위협요인을 줄여나가는 것이 목표를 담은 전략에는 많은 목소리가 담겨있다.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생태계의 체계적인 보전은 급격한 기후변화 문제와 맞물려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생물다양성과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이 담고 있는 배경과 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 생물다양성의 정의와 중요성
출처: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년)
프랑스 작가 샤또 브리앙은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기후위기 속 문명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문명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우리는 찬란한 문명을 위해 어쩌면 지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상기후로 인한 급격한 자연재해로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를 실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만큼 우리의 노력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강력한 수호자 혹은 더 큰 기후위기의 협력자가 될 수도 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생물다양성’이다.
국제조약인 생물다양성협약(CBD_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의 정의에 따르면 지구상의 생물종(Species), 생물종이 서식하는 생태계(Ecosystem)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Gene) 다양성을 모두 포함한 것을 ‘생물다양성’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는 지구에 머물면서 생태계의 한 부분이자 생물다양성에 의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모든 생물은 살아가기 위해 다른 식물이나 동물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생물다양성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원이다. 사막과 극지방, 고산지역의 극단적인 환경부터 넓고 깊은 바다, 끝없이 펼쳐지는 산과 숲에 이르기까지 생물다양성은 생물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계에 의지하여 식량 및 깨끗한 물과 공기 제공, 자연재해 완화, 문화적 가치와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생태계서비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연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출처: WWF 지구생명보고서 2022
무분별한 자원 이용이 증가하면서 생태계와 생물종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구생명보고서 2022에 따르면 세계 생물다양성과 건강을 측정하는 지수인 지구생명지수(LPI, Living Planet Index)는 1970년과 2018년 사이에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떤 유명 프랜차이즈 영화 속 세계관에 등장하는 한 빌런은 온 우주의 절반의 생명체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악행을 저지르고 성공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현실 지구에서는 그보다 더 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약 50년 만에 우리의 이웃을 절반 넘게 사라지게 만들었다. 더 이상 우리는 그 영화 속 빌런보다도 더 끔찍한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생태계의 중요성과 보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자원관리에 더 큰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기후변화만큼이나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로 생기는 전 지구적 위험을 막기 위해 국가적 차원으로 수립되는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은 중요하다.
▸ GBF와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출처: 환경부/ 정책주간지 K-공감누리집
1997년부터 수립된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은 2009년 제2차까지는 비법정 계획으로 수립되다가 제3차(2014~2018년)부터는 법정 계획으로 수립됐다. 제3차 전략은 법정계획으로 연차별 시행계획이 추진되어 지자체 전략과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산림, 해양 등 각 분야의 법정계획에 반영하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제4차 전략까지 이어지면서 육상 보호지역 총량 증가, 멸종위기종 지정 확대, 생태계서비스 제도화 등을 통해 생태계 복원과 관리, 생태계서비스 이용 기반 확산 등에 대한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도시 자연이나 친환경 인센티브와 같은 국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 혜택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책은 미흡하고 사회·경제 전반에 생물다양성 주류화 등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보호지역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생물자원을 활용한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한 시기에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이 수립되었다.
출처: UN CBD 사무국
제5차 전략이 이전 전략들과 다른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GBF와의 정합성’을 고려하여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이다. 2022년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196개 당사국의 대표들과 국제기구, 전문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막고 자연을 회복의 길로 되돌려 놓는 것으로 합의하며 GBF가 채택됐다. 상위 전략인 GBF의 실천목표(23개) 기한이 2030년인 것을 감안하여 제5차 전략의 목표·과제도 2030년까지 제시가 되어있다. GBF의 실천목표와의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국내 여건의 맞게 재구성한 이행방안을 담았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생물다양성 보전목표를 달성하여 국제사회 의무를 이행하고 자연혜택의 지역공유를 통해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것 등으로 전략 목표가 수립됐다. 제5차 전략은 생태계와 생물종으로 구분하고 보전, 이용, 이행강화라는 3개의 정책분야로 나눠서 12개의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육상과 해양을 포함한 국토의 30%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보호지역 & 자연공존지역(OECM) 지정, 복원 우선지역의 30% 생태계 복원 착수 등은 구체적인 수치 목표로 제시되었다.
출처: UN CBD 사무국 / 자체제작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GBF에는 비료와 살충제 사용, 음식물 폐기물을 50%로 줄이기로 했지만 제5차 전략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인데도 방향성에 대해서만 언급되어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수치 목표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 GBF와 달리 핵심과제가 표현이 모호하고 국제사회 논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은 부분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계량적 지표와 목표 달성을 검증할 모니터링 체계, 구체적인 평가 방식이 부족하다. 의미 있는 전략의 이행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이번 전략을 통해 보다 더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자료
1. 제4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19~2023년), 2018
2.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 환경부·한국환경연구원, 2022
3. 지구생명보고서 2022, WWF-Korea, 2022
4.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년), 2023
5. 조윤, <“2030년까지 국토 30% 보호지역으로”>, K-공감누리집, 2023.12.14., https://gonggam.korea.kr/newsContentView.es?mid=a10201000000§ion_id=NCCD_POLICY&content=NC002&code_cd=0101000000&nPage=1&b_list=9&news_id=00edc8f4-2ff2-44ba-9d06-22a6c5965469#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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